뒤뚱뒤뚱 수평 잡는 곡예사 피에로

앞서 소개한 과학 장난감이 유아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과학 장난감을 소개하였는데 이번에는 초등 입학 전 아이들도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완구를 소개드려 보겠습니다. 오래전부터 있어 왔을 전통적인 과학 장난감이기도 한데 바로 볼펜 끝이나 가는 실 위에서 쓰러지지 않고 서 있는 무게 중심 잡는 피에로 인형입니다. 피에로 외에도 예전부터 잠자리, 새 모양이나 원숭이의 맥락으로 제작하여 우리 주위에 많이 보급되어 있던 장난감이기도 합니다. 장난감이 아니더라도 두꺼운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고 가위로 오려서 양 발 끝에 클립이나 집게를 매달아 간이 장난감을 만들어 체험하기도 했던 소재입니다. 그때에 비하면 보다 완성도가 있고 효율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형태로 보급된 건 최근의 일일지도 몰라 여기에 소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무게와 중력의 관계를 느끼게 하는 완구

수평 잡는 곡예사 피에로 인형은 보다 다양하게 무게 중심을 잡아보게 하는 장난감입니다. 두 팔에서 이어져 양끝에 추가 매달린 장대를 들고 있는 이 인형을 여러 가지 형태로 무게 중심과  수평을 잡아볼 수 있습니다. 장대를 비틀어 추의 위치를 위나 아래로 조정할 수 있고 또 손 외에도 물구나무 선 채로 고깔모자 끝으로, 심지어 피에로 얼굴의 코로도 받침대 위에 세우고도 수평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인형이 기존의 전통적인 수평 잡는 장난감보다 더 유익한 것은 장대의 위치를 조절하면서 추의 위치가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따라 피에로가 곡예하며 매달릴 수도 있고, 허무하게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실험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실험의 조건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과학에서는 이것을 변인 조절이라고 합니다)에 따라서 실험 결과가 달라지는 것과 같은 탐구 환경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많은 생각을 유도하게 할 수 있습니다.

'추가 받침점 아래에 있을 때는 떨어지지 않는데 추가 위로 올라가 있으면 피에로가 떨어진다'는 아이들의 대답을 도출할 수 있도록 홈스쿨링을 하면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고 나서 삼각형 모양과 역삼각형 모양을 그리고 두 모양의 무게 중심이 어디에 있을지, 어느 모양의 무게 중심이 바닥에서 아래에 있을지 생각해 보게 한다면 지구에서 물체의 무게 중심이 위에 있을수록 잘 쓰러지게 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될 것입니다.

아이들과 체험에 대해 위와 같이 대화로 과학 원리를 공유하게 되었으면 마무리로서 체험 보고서를 쓰면서 무게가 작용하는 원리에 대해서 처음 생각과 체험 후 알게 된 생각, 느낀 점을 기록하게 하면서 막연히만 알고 있던 무게와 무게 중심, 수평잡기에 대한 개념을 스스로 정리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면 의미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생활 속에 다양하게 숨어 있는 무게 중심의 비밀

서두에 소개한 것처럼 이러한 무게 중심은 보다 쉽게 아이들과 홈스쿨링을 할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 유아들과 홈스쿨링을 하는 것이라면 오뚝이부터 예를 들어주어도 좋을 것입니다.

오뚝이가 뒤뚱뒤뚱하면서도 쓰러지지 않는 것은 바로 바닥 부분이 무거워 아래에 무게 중심이 있다고 설명하고 오뚝이를 간단하게 만들어 보면 좋습니다. 다 쓴 화장지 원통에 인형 그림 카드를 붙이고 심 속에 무거운 고무 찰흙을 붙이게 한 후 심을 약간 밀어주면 화장지 원통과 거기 붙은 인형 그림이 오뚝이처럼 뒤뚱거리고 쓰러지지 않는 것을 확인하면서 지구라는 세상에서 넘어지지 않는 법(?)을 서서히 배우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뚝이 외에 유아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대상, 예컨대 원숭이 꼬리도 무게 중심을 아래로 쏠리게 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라거나 실제로 서커스 곡예사가 긴 장대를 들고 외줄을 걷는 것도 무게 중심을 아래로 쏠리게 하기 위해서라는 점 등을 이야기하고 관련 그림책이나 동영상을 부모님과 함께 찾아보면 무게라는, 중력이라는 아주 기초적인 과학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이 장난감, 곡예사 피에로 인형은 받침대를 제거하고 손가락 끝이나 끈 위에서도 체험을 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팽이처럼 무게 중심을 잡고 회전하는 모습도 볼 만하므로 홈스쿨링 이후에도 아이 책상 위에 두어도 예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과학 장난감이 과학실험보다 효과적인 학습 환경이 되는 것은 이와 같이 체험이 끝나고 나서도 과학 장난감을 바라보고 수시로 반복하여 체험하면서 학습한 지식과 원리를 꾸준히 기억하게 한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