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딱까딱 고개 숙여 물을 마시는 새

과학 장난감을 이것저것 가지고 아이와 체험하고 놀면서 종종 과학적 원리를 응용하여 이런 과학 장난감이라는 결과물을 잘 설계하여 재미있게 작동하게 한 과학 장난감 기획자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과학 장난감도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과학적 원리이지만 그것을 섬세하게 설계해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만들어 낸 것에 대해 감탄이 절로 나온 장난감입니다. 바로 '물 먹는 새'의 형태를 한 장난감입니다.

기압차와 기화열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

이 장난감은 앞에 물이 가득 담긴 컵을 놓고 나서 체험을 시작하게 됩니다. 물이 담긴 컵으로 유리관 구조로 되어 있는 새의 머리 부분을 눌러 부리가 물에 닿게 하면 새의 머리가 고개 숙인 상태로 있는데 이때 새 머릿속에 있던 빨간 액체가 꼬리 쪽으로 조금씩 흘러 내려가다가 잠시 후 새는 머리를 들고 까딱거리다가 다시 시간이 지나면 꼬리 쪽으로 내려가 있던 빨간 액체가 관을 타고 다시 올라가게 되고 이윽고 다시 머리를 숙이는 것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 새의 구조는 유리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운데 다리 부분이 시소 형태로 되어 있어 무거운 쪽으로 쉽게 기울 수 있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유리관 속 빨간 액체의 움직임에 따라 머리가 기울기도 했다가 다시 원래 선 자체로 돌아가기도 했다가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새의 부리와 머리 부분은 모두 헝겊 천 재질로 되어 있어서 물이 닿으면 물을 잘 흡수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새의 머리가 컵 속의 물을 흡수하는 동안 새의 머리 쪽에 있던 빨간 액체는 다시 아래로 조금씩 내려가다가 새의 꼬리 쪽이 아래로 내려가면 다시 바로 선 모습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선 상태에서 새의 머리 쪽에서 흡수한 물이 증발하게 되면 증발할 때 열이 빼앗겨서 유리관 위쪽의 기압이 낮아져서 아래에 있던 빨간 액체가 기압차에 의해 위쪽으로 올라가는 원리에 의해  다시 머리가 유리컵 속의 물 쪽을 향하게 되면서 계속 반복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정리해 보면, 이 장난감은 무게에 의한 시소 구조와 기압, 기화열이 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치밀하게 설계된 구조물인 셈입니다.

기화와 기압 개념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

사실 이 장난감의 작동 원리인 기화나 증발의 개념은 물질의 상태 변화 차원에서 기체로 되는 과정이라고 쉽게 설명될 수 있으나 기화가 이루어지는 동안 왜 주변의 열을 빼앗는 흡열 과정이 나타나는 것인지를 설명하려면 에너지, 분자, 열, 온도 등 어려운 개념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이 장난감으로 과학 홈스쿨링을 할 때는 아이와 먼저 체험을 즐긴 후에 그 원리에 대해 접근할 때는 주사를 맞기 전 알코올 솜을 문지른 팔이 시원했던 경험, 여름에 더울 때 마당에 물을 뿌려 더위를 식히는 행동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물질이 기화를 할 때는 주변이 시원해진다는 부분까지는 일단 단정을 하고 그 이후에 주변이 시원해져 새의 머리 근처 유리관 속 공기의 부피가 작아지면서 이쪽의 기압이 상대적으로 아래쪽 유리관보다 낮아져서 빨간 액체가 유리관을 따라 올라온다는 정도만 이해시켜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대화 내용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진행될 것 같습니다.

(고개 숙인 새의 머리에 물이 흡수됨/빨간 액체가 아래로 내려감) → (새가 머리를 들고 서 있는 자세가 됨) → (흡수된 물이 머리에서 증발하여 빨간 액체가 유리관 위로 올라감) → (머리가 무거워져 다시 머리를 숙이고 물속에 부리를 담금) 

 

사실 이 홈스쿨링 과정을 통해 아이가 모든 과학적 개념을 탐구할 수 있는 데 의미를 두기보다는 이 신기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서 가진 의문을 계속 유지하면서 앞으로 계속 탐정처럼 그 비밀을 찾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데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번 탐구의 경우엔 체험한 내용에 대해 보고서를 쓸 때 이해가 되어 설명할 수 있는 부분까지 원리를 적고, 이에 대한 생활 속 사례들을 찾아보고 이에 대해 아직 풀리지 않는 점에 대해서도 기록을 하고 다음에 어떻게 더 구체적인 원리를 조사할지에 대한 계획까지 포함하여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 장난감 체험이 신기하여 기억에 오래 남을 홈스쿨링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